세계 축구의 이면에는 수많은 무명의 선수들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대형 클럽의 유스 시스템에서 자라지도 않았고, 주목받는 리그에서 활약한 경력도 없지만, 묵묵히 실력을 키워 결국 유럽 최고 무대까지 진출한 ‘숨은 보석’들이죠. 이 글에서는 중소 리그에서 활약하다 대형 클럽의 러브콜을 받은 선수들의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스카우터의 눈을 사로잡은 퍼즐 조각 – 리야드 마레즈 (르 아브르 → 레스터 시티 → 맨시티)
리야드 마레즈는 프랑스 2부 리그 르 아브르 AC에서 활약하며 서서히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테크닉은 뛰어났지만 피지컬과 수비 가담 부족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그는 2014년, 프리미어리그 하부권 팀 레스터 시티에 입단하게 됩니다.
당시 마레즈는 “레스터가 프랑스 리그1 팀인 소쇼보다 더 유명한 팀인 줄 몰랐다”고 밝힐 정도로, 세계적인 무대에 대한 인식조차 희미했지만, 그가 보여준 활약은 엄청났습니다. 2015-16시즌, 그는 제이미 바디, 은골로 캉테와 함께 레스터 시티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신화를 이끌며 PFA 올해의 선수상까지 수상했습니다.
이후 2018년 여름, 맨체스터 시티는 그를 약 6천만 파운드에 영입하며 명실상부한 월드 클래스 윙어로 성장시켰습니다. 2부 리그에서 출발한 테크니션이 세계 최고의 팀으로 입성하는, 진정한 신데렐라 스토리였습니다.
벨기에에서 핀 꽃 – 칼리두 쿨리발리 (헹크 → 나폴리 → 첼시)
2020년대 수비수 중 가장 인상적인 선수 중 하나인 칼리두 쿨리발리는 벨기에 주필러 리그의 헹크에서 유럽 무대에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다부진 체격과 높은 위치 선정 능력, 그리고 경기 조율 능력까지 겸비한 그는 곧 세리에 A의 강호 나폴리로 이적하며 주전 수비수로 자리 잡았습니다.
나폴리에서 그는 단순한 센터백을 넘어 수비의 리더로, 특히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 체제 하에서 빌드업 능력까지 극대화하며 유럽 전역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이후 2022년, 첼시 FC는 루디거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그를 영입하며 EPL 무대 진출을 성사시켰습니다.
쿨리발리는 프랑스 2부 리그(FC 메츠) → 벨기에 → 이탈리아 → 잉글랜드로 이어지는 경로를 통해 커리어를 쌓아왔으며, 이는 대형 리그 밖에서도 진짜 실력을 갖춘 선수를 찾을 수 있다는 증거가 되었습니다.
노르웨이에서 날아온 천재 – 엘링 홀란드 (몰데 FK → 잘츠부르크 → 도르트문트 → 맨시티)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골잡이 중 한 명이 된 엘링 홀란드도 처음부터 주목받았던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그는 노르웨이의 몰데 FK에서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의 지도 하에 성장하며 유럽 스카우터들의 레이더에 포착됐고, 이후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의 잘츠부르크로 이적합니다.
잘츠부르크에서 그는 챔피언스리그에서 5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였고, 곧이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이적해 분데스리가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습니다.
2022년, 홀란드는 마침내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며 첫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등극, 이제는 세계 최정상급 공격수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의 경로는 단순히 ‘성공한 유망주’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잘츠부르크와 같은 중소 리그도 탁월한 영입과 육성 시스템을 갖추면,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포르투갈 리그가 발굴한 또 다른 스타 – 브루노 페르난데스 (노바라 → 우디네세 → 스포르팅 → 맨유)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이탈리아 세리에B 팀 노바라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세리에 A의 우디네세와 삼프도리아에서 경험을 쌓았지만 주목받는 스타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2017년, 포르투갈의 명문 스포르팅 CP로 이적하며 축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스포르팅에서 브루노는 미드필더임에도 매 시즌 20골 이상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선수로 자리잡았고, 유럽의 관심을 받게 됩니다. 특히 정확한 패스, 과감한 슈팅, 리더십으로 팀을 이끄는 모습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2020년 1월 마침내 EPL에 입성하게 됩니다.
그의 합류 후 맨유의 공격력은 눈에 띄게 향상되었고, 브루노는 단숨에 팀의 중심이자 주장 역할까지 맡으며 입지를 굳혔습니다.
주류 무대 밖에서도 월드 클래스가 자란다는 것을 증명한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주목받지 못한 곳에서 피어난 진짜 스타들
이처럼 세계 축구 무대는 언제나 예기치 않은 장소에서 피어나는 스타들을 탄생시킵니다. 프랑스 2부, 노르웨이 리그, 벨기에,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리그 등은 비록 ‘중소 리그’로 불릴지라도, 진짜 보석을 발견하고 키워내는 무대로서 그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형 리그의 조명 아래 있지 않더라도, 실력과 기회가 만나면 월드 클래스의 문은 열린다는 것.
이들 선수의 사례는 모든 무명의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는 이야기이자, 축구가 가진 예측 불가능한 아름다움을 증명하는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