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은 만병통치약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만병통치약도 장소와 상황에 따라 ‘불법’이 될 수 있다면 믿기시겠습니까?
전 세계에는 우리가 웃음을 터뜨릴 수 있는 그 순간마저 법으로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사례들이 존재합니다.
단순히 이상하게 보일 수 있는 문제를 넘어 문화적, 종교적, 정치적 맥락 속에서 ‘웃음’조차 통제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죠.
이번 글에서는 ‘웃음’과 관련된 황당하고 기이한 법률과 규제, 그리고 그 배경을 소개합니다.
에리트레아 – 국가의 ‘비판적 웃음’을 금지하다
동아프리카에 위치한 에리트레아는 자주 독립국으로 알려졌지만, 정치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국가 중 하나로 분류됩니다.
언론의 자유는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표현의 자유 또한 철저히 통제됩니다.
이런 배경에서 공공장소에서 정부를 비꼬거나 조롱하는 방식의 웃음 혹은 풍자적 유머가 ‘정부 비방’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치 지도자나 군대를 향한 풍자 코미디를 보고 웃는 것조차 ‘반정부 행동’으로 간주되어 구금, 심문, 강제노동으로 이어진 사례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풍자의 자유가 제한된 나라에서는 ‘웃는 행위’ 자체도 감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에리트레아에서는 시민 사이의 조용한 대화 속 웃음조차도 주변의 의심을 받을 수 있을 만큼, 극도로 억압적인 분위기가 유지됩니다.
북한 – ‘국가 애도 기간’ 동안 웃음 금지
북한에서는 특정 기념일이나 국가적 행사가 있을 때 일반적인 생활조차 제한되는 법령이 존재합니다.
그 중에서도 유명한 사례가 바로 김정일 사망 애도 기간(10일) 동안 웃음과 음주, 심지어 생일 파티도 금지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해당 기간 중에는 다음과 같은 행위가 금지되었습니다
웃는 것, 혹은 장난스러운 말투 사용
술을 마시거나 노래를 부르는 행위
가족 간의 결혼, 생일 등 축하행사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텔레비전 시청도 제한
이러한 조치는 단순한 예절 차원을 넘어 정권에 대한 절대적 충성을 강요하는 정치적 행위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해당 기간 중 규정을 어긴 주민이 구금되거나 재교육을 받았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웃음이 슬픔을 모독하는 것으로 여겨지며, 법적 처벌의 대상이 되는 나라, 바로 북한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 여성의 공공 웃음 금지 논란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몇 년간 개혁과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여전히 종교적 규범이 강력하게 작동하는 사회입니다.
특히 여성의 행동에 대해 엄격한 규제가 있으며, 과거에는 여성의 공공장소 웃음조차 ‘부적절한 행위’로 간주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한때 논란이 되었던 발언은 사우디 성직자가 “여성의 큰 웃음은 남성을 자극하며, 이는 무슬림 여성의 품위를 해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이후 사회적 논란이 커지자 정부가 입장을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여성들이 카페나 공공장소에서 크게 웃다가 주의를 받은 사례는 다수 존재합니다.
실제 법률로 명시되어 있지는 않더라도, 사회 규범이나 종교적 해석에 따라 웃음이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에서, 여행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프랑스 – 역사적 유산에서 웃음은 실례?
프랑스는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 중 하나로 유명하지만, 그럼에도 특정 장소에서는 웃음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특히 노트르담 대성당,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전쟁기념지 등에서는 웃음이나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것이 ‘불법’은 아니더라도 ‘문화적 금기’로 여겨짐니다.
이러한 장소들은 프랑스인들에게 단순한 관광 명소가 아니라 국가의 정체성과 문화유산을 상징하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프랑스 전쟁기념관 중 일부에서는 다음과 같은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경건한 분위기를 유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웃음, 사진 촬영, 잡담은 삼가 주세요.”
이러한 규칙은 법적 처벌이 아닌, 문화적 예절로 시작되었지만, 이를 어길 경우 보안 요원의 제지, 퇴장 조치, 또는 경범죄로 기록될 수도 있습니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별생각 없이 터뜨린 웃음이, 현지인에게는 무례하고 불쾌한 행동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웃음도 장소와 문화에 따라 ‘법의 대상’이 된다
우리는 흔히 웃음을 감정 표현의 자유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웃음이 권력을 조롱하거나, 종교를 모독하거나, 집단의 슬픔을 거스른다면, 일부 국가에서는 엄연한 법적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한 사례들은 모두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웃음이 단순한 기쁨의 표현이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
각국의 정치, 종교, 문화적 맥락이 법률을 형성한다는 점
우리가 평범하게 여기는 감정조차 어떤 국가에서는 통제의 대상이 된다는 점
따라서 해외여행 혹은 외국 생활을 계획 중이라면,
그 나라의 법률뿐 아니라 ‘문화적 금기’와 ‘사회적 암묵 규칙’까지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 모두에게 통하는 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우리는 웃음을 지킬 수 있는 자유의 가치를 소중히 여겨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