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선수의 커리어는 유독 짧습니다.
수십 년을 훈련에 바친 이들이 은퇴 후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는 많은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곤 하죠. 대부분은 지도자나 해설자로 자연스럽게 유입되지만, 일부는 전혀 예상치 못한 영역에서 또 다른 전성기를 만들어냅니다.
이 글에서는 감독, 코치 등 축구 내 커리어가 아닌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둔 선수들을 조명해보고자 합니다. 은퇴 후에도 빛나는 인생 2막을 보여준 인물들을 통해, 축구 인생이 끝나도 그들의 여정은 계속된다는 것을 함께 느껴보시죠.
미디어 제왕으로 거듭난 선수들
게리 리네커 (영국) – BBC의 얼굴이 된 스트라이커
1980~90년대를 대표하는 잉글랜드의 스트라이커 게리 리네커는 은퇴 후 BBC 스포츠의 간판 진행자로 거듭났습니다.
그는 1999년부터 BBC의 축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매치 오브 더 데이’의 메인 진행자로 활동 중이며,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과 축구 해석 능력으로 해설자 이상의 영향력을 가진 언론인이 되었습니다.
단순 해설을 넘어, 영국 내 정치·사회적 발언도 서슴지 않는 영향력 있는 인물로 평가받으며, 축구계에서 ‘미디어로 가장 성공적으로 전향한 전직 선수’로 자주 언급됩니다.
알렉스 스콧 (영국) – 여성 해설의 흐름을 이끈 전설
잉글랜드 여자대표팀 출신 알렉스 스콧도 눈에 띄는 사례입니다.
은퇴 후 해설자로 데뷔한 그녀는 BBC, 스카이스포츠, BT스포츠 등 다양한 채널에서 중심 해설자로 활약 중입니다.
특히 남성 위주였던 축구 방송에서 전문성과 카리스마로 편견을 깨고 진입한 선구자적 인물로 꼽히며, 최근에는 다양한 교양 프로그램까지 섭렵하며 전방위 활약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업가로 대성한 전직 스타들
데이비드 베컴 – 축구계의 브랜드 CEO
베컴은 은퇴 후에도 여전히 세계적인 스타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유명인에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 브랜드를 만들고 운영하는 사업가로 대성공을 거두고 있죠.
Inter Miami CF (미국 MLS 구단) 구단주로 활동 중이며
패션, 향수, 스포츠 브랜드까지 다양하게 전개
나이키, 아디다스가 아닌 자체 브랜드로 수백억 매출 기록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사업 감각은 타 전직 선수들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의 행보는 ‘축구 은퇴 후 비즈니스로 성공한 롤모델’로 널리 회자됩니다.
마티유 플라미니 – 수십억 유로 바이오 산업 CEO
아스날과 밀란에서 활약한 플라미니는 은퇴 후 환경 에너지 기업 ‘GF Biochemicals’의 공동 설립자 겸 CEO로 활동 중입니다.
이 회사는 친환경 생분해 물질 생산을 목표로 하며, 유럽 내 최초로 레비울린산 생산 기술을 상용화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죠.
현재 기업 가치는 수십억 유로에 이르며, 플라미니 본인은 "축구보다 환경이 더 중요하다"는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실리콘밸리나 유럽 경제계에서 "전직 축구선수가 아니라, 완전한 사업가로 인정받는 인물"로 성장했습니다.
배우·방송인으로 재탄생한 선수들
에릭 칸토나 – 무대와 스크린을 누비는 아티스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7번, 에릭 칸토나는 은퇴 후 배우로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프랑스와 영국에서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으며, 예술과 문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문화계 인플루언서가 되었습니다.
그의 대표작에는 《Looking for Eric》, 《Switch》 등이 있으며, 연극 무대에도 자주 등장합니다.
칸토나는 여전히 강렬한 카리스마를 유지하며, 축구팬뿐 아니라 영화 팬들에게도 사랑받는 이색적인 전직 선수입니다.
비니 존스 – 진짜 ‘악역 전문 배우’
전직 축구 선수 중 가장 독특한 변신을 보여준 인물은 비니 존스입니다.
과거 ‘거친 수비수’로 악명 높았던 그는 은퇴 후 가이 리치 감독의 영화《Lock, Stock and Two Smoking Barrels》로 데뷔, 헐리우드에서 악역 전문 배우로 자리잡습니다.
《스내치》《엑스맨: 라스트 스탠드》 등 블록버스터 영화에 출연하며 이미지 전환에 성공한 그는, "축구계의 진짜 터프가이가 스크린으로 넘어온 사례"로 회자됩니다.
정치, 사회 영역에 진출한 인물들
조지 웨아 – 아프리카에서 대통령이 된 축구선수
리베리아 출신의 전설적인 스트라이커 조지 웨아는, 은퇴 후 정치에 입문해 리베리아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2005년 대선 도전 당시에는 패배했지만, 이후 꾸준한 정치 활동을 통해 2017년 대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아 대통령직에 당선되었습니다.
웨아는 정치권에서도 청년 교육, 스포츠 인프라 확충, 빈곤 문제 해결 등 다양한 과제를 추진하고 있으며, "축구 스타에서 정치 지도자로 가장 완벽하게 전환한 인물"로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파블로 아이마르 – 문화사절과 축구 외교의 중추
아르헨티나의 아이마르는 은퇴 후 외교적 활동과 청소년 문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 중입니다.
특히 유소년 축구 발전, 지역 커뮤니티 프로그램 운영 등 축구 외 교류와 문화 외교의 중추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그의 활동은 은퇴 후의 선수들도 스포츠 외교 및 글로벌 문화 파트너로 성장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은퇴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
프로 축구 선수의 삶은 일반적으로 30대 초반에 끝이 납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삶을 어떻게 설계하고, 어떤 영역에서 또 다른 영향력을 만들어내는가는 선수 본인의 철학과 준비에 달려 있습니다.
감독이나 해설자 외에도,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제2의 인생을 만들어낸 인물들은 후배 선수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축구는 끝났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